교환학생 준비에 가장 첫걸음은 연수지를 선택하는 것이다.
한국외대 폴란드어과는 크게 세 도시에서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가능한데 첫 번째, 포즈난(Poznań) 두 번째, 크라쿠프(Kraków) 그리고 세 번째 카토비체(Katowice)가 있다. 각 도시마다 장점과 단점이 있는데 나는 한 학기는 포즈난에서 나머지 한 학기는 크라쿠프에서 보냈다. 이 세 도시 중에 내가 직접 겪어본 두 도시 포즈난과 크라쿠프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1. 포즈난(Poznań)
포즈난(Poznań)은 폴란드 중서부에 위치한 도시로 한때 유럽과 폴란드 사이 교역의 중심이기도 했던 오랜 역사를 가진 도시이다. 크라쿠프나 바르샤바에 비해 작은 도시여서 학교 근처 기숙사를 구했던 나는 트램이나 버스를 거의 타지 않고 걸어 다녔다. 포즈난에서 교환학생을 하게 될 대학교는 이전의 블로그 포스팅에서도 언급했던 아담 미츠키에 비츠 대학교(Adam Mickiewicz University)이다.
한국외대 교환학생 과정 이수를 위해서는 한국외대와 교환 학교 양쪽 모두에 등록금을 지불해야 한다. 물론 7+1이나 파견같이 다른 지원 장학금들이 존재하지만 모두가 받을 수는 없다. 폴란드 대학의 학비가 다른 전공들에 비해 낮은 편이라 해도 최소 100만 원에서 250만 원까지 가는 학비를 기존에 내고 있던 학비에 추가하기에는 부담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아담 미츠키에 비츠 대학교로 교환학생을 가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아담 미츠키에 비츠 대학교는 현재 교환학생을 갈 수 있는 학교들 중 유일하게 한국외대와 자매결연을 한 학교이다. 따라서 상당히 큰 폭의 장학금 (거의 교환 오는 학생 모두에게) 학비 면제 장학금을 제공한다. 이렇게 될 경우, 원래대로 한국외대 학비만 내고 폴란드에서는 생활비만 쓰며 교환학생 생활을 할 수 있다. (+ 신청 또한 외대를 통해 가능하다. 신청-선발 형식)
수업은 2019학년도 1학기 기준 주 3회 반 별 폴란드어 수업과 주 1회 한국외대 학생 대상 특별 수업 그리고 2개의 개인 선택 교양 수업(영어)으로 이루어져 있다. 선택 교양은 더 많이 들을 수도 있는데 이중 전공과 관련 인정받는 것이 가능한 교양이 존재할 경우 사전에 해당 학과장님의 승인을 받고 한국외대에서 요구하는 사전 절차를 다 실행했을 경우 추가적으로 2개 정도 선택 교양을 더 수강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이 부분의 경우 함께 갔던 다른 학우가 했던 것으로 만약, 해당 학우처럼 하고 싶다면 꼭 이중 전공 과사와 학교 국제 교류센터에 문의하는 것을 추천한다.)
수업 레벨의 경우 A1, A2, B1, B2으로 구성되어 있고 등급이나 비율은 매 학기 학생들의 실력에 따라 어느 정도 조정되는 것 같다. 레벨 테스트는 이메일로 받은 링크를 통해서 주로 문법, 어휘 빈칸 넣기 혹은 고르기 유형의 시험을 보았다. 반 별 수업은 다른 나라 외국인 학생들도 함께 듣는다. 개인적으로 폴란드어에 엄청난 뜻이 없더라도 이왕 교환학생으로 외국에서 공부하는 거 한국 친구들하고만 몰려다니지 말고 외국인 친구들 많이 사귀는 거 강력 추천한다. 폴란드어도 폴란드어고 영어도 많이 쓸 수 있다. 게다가 정말 마음 맞는 친구를 만나면 여행 다닐 때 좋은 점도 생긴다. (이 내용은 이후에 따로 포스팅을 하나 쓰도록 하겠다 :) )
학업적인 특징 이외에 기타 포즈난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언급해 보려 한다. 첫 번째, 포즈난은 여행하기에 가장 좋은 도시라고 생각한다. 포즈난은 앞서 말했다시피 폴란드 중서부에 위치해 독일 국경과 매우 가깝다. 베를린까지 기차로 2시간 40분, 버스로 4시간 정도면 도착한다. 그뿐만 아니라 저가 항공사들이 많이 이용하는 베를린 쇠네펠트 공항과도 베를린보다도 가까워 유럽 다른 나라들로 여행을 갈 때 저렴하게 갈 수 있다. 물론, 포즈난에서 바로 직항으로 갈 수 있는 나라들도 많다. 특히 런던행 비행기가 매우 저렴한 편이다. 유럽 여행에서 저렴하게 비행기 표를 예매할 수 있는 방법도 따로 포스팅하도록 하겠다.
두 번째, 포즈난은 물가가 다른 도시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이미 폴란드 물가 자체가 우리나라에 비해 낮은 편이어서 상대적으로 덜 부담이 되겠지만 그 와중에도 더 부담이 덜한 곳이 포즈난이다. 개인적으로 여행과 관련해서는 따로 부모님의 지원을 받지 않고 용돈과 미리 알바로 벌어둔 돈에서 해결하려 했기 때문에 생활비를 아낄 수록 여행비에 사용할 수 있어서 나와 같은 상황의 사람이라면 추천한다.
세 번째, 평화롭고 소도시여서 적응하기 쉽고 대부분 영어를 쓸 줄 아는 현지인이 적다. 물론 이 부분은 개인적인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두 번째 외국 생활이었다.) 조금만 걸으면 충분히 볼 수 있는 도시와 학교 캠퍼스 근처에 공원과 혼잡하지 않은 도로 이 모든 것들이 처음 겪는 도시 그것도 낯선 외국 생활에 더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또한 우리와 비슷한 또래여도 영어를 쓸 줄 아는 현지인이 적어서 내가 외국인이라 해서 영어로 질문하거나 대답해 주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이런 점이 폴란드어를 생활 속에서 접할 수 있게 만들어 주어서 좋았다.
그러면 포즈난은 완벽한 도시인가? 물론 아니다, 포즈난 또한 분명히 단점이 있고 앞서 언급한 특징이나 장점들이 개개인에게는 단점이 될 수 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느낀 단점을 써보려 한다.
개인적으로 생활면에서는 만족했지만 일단 솔직히 내가 B1 첫 수업 이후 지레 겁먹고 반을 내린 탓도 있겠지만 상대적으로 수업과 레벨이 조금 더 세분화되고 난이도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솔직히 좀 세게 말하자면 학점 받기 쉽다.(좋은 의미가 아니다. 패스하지 못했는데 패스 처리해 주는 선생님과 선생님이 교환학생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걸 알고 그렇게 하는 몇몇 사람 문제) 그래서 보다 집중적인 폴란드어 공부를 기대했다면 조금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 하지만 이 또한 본인 하기 나름이다. 본인이 충분히 열심히 하고 일상생활에서 폴란드어를 써버릇한다면 폴란드어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2. 크라쿠프(Kraków)
크라쿠프(Kraków)는 폴란드 남부에 위치한 도시로 과거 오랫동안 폴란드의 수도일 정도로 역사와 문화를 가진 도시이다. 포즈난에 비해 훨씬 큰 도시로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관광객들로 가득한 도시이다. 크라쿠프에서 또한 집을 학교 근처로 구했기 때문에 걸어 다녔다. 크라쿠프에서 교환학생을 하게 될 대학교는 야기에 론스키 대학교(Jagiellonian university)이다.
야기에 론스키 대학교는 정확히 말하자면 야기에 론스키 대학교의 어학코스를 수강하는 것이기 때문에 신청도 개인이 기간과 방식을 확인하고 이메일을 통해 신청해야 한다. 학비 또한 포즈난의 거의 2 배이다.
수업은 주 5회 정규 수업과 주 1회 추가 선택수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한 반당 두 선생님이 담당하시고 문법, 듣기, 읽기, 말하기를 다룬다. 특히 추가 선택 수업에 말하기나 문법 혹은 문화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원한다면 추가 2개까지 수강 가능하다. 포즈난에 비해 상대적으로 과제도 많고 수업 시간도 많았다. 매일 수업이 이따 보니 자연스럽게 여행은 줄어들었지만(포즈난과 달리 출석이 Dyplom을 받는 것(코스 통과)에 영향이 있다. 포즈난은 선생님께 미리 말만 하면, 솔직히 말 안 하고 그냥 막 안 나와도 다 봐준 거 같다 ;;) 매일 꾸준히 공부할 수 있어서 좋았다.
수업 레벨의 경우 A1.1 A1.2 A2.1 A2.2 B2.1... 형식으로 한 레벨에서 또다시 두 개의 레벨로 세분화 시킨 시스템이다. 레벨 테스트 또한 포즈난과 달리 말하기, 읽기, 쓰기, 듣기 모든 영역을 하루 동안 봤다. 그리고 며칠 뒤 반이 발표 나고 시간표가 나온다. 시간표는 오전(8시였던 거로 기억)이 더 많은 반, 오후(1시 30분)가 더 많은 반으로 나뉘고 개인적으로 겨울이 될수록 오전반 수업이 많이 힘들었다 ^^;;
크라쿠프에서 학업적인 부분을 제외한 특징은 첫 번째, 폴란드어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더 많아서 함께 교류할 친구들을 더 많이 사귈 수 있다. 포즈난에서 공부할 때 사귄 친구들도 물론 너무 소중하지만 다들 각자의 생활패턴이나 또 다른 수업을 듣는(학부생)이었고 그렇다 보니 혼자 보내게 되는 시간이 생각보다 많았다. 하지만 크라쿠프에서는 비슷한 학업 패턴을 가진 반 친구들도 많았고 학교 자체에서도 교류 행사가 많아서 새로운 사람들을 사귀기 더 쉬웠다. 또한 대도시다 보니 탄뎀(Tandem)을 통해 언어교류를 할 친구를 찾는 것도 쉬웠다.
두 번째, 대형마트나 편의 시설이 다양하다. 포즈난에서는 볼 수 없었던 카르푸나 그 외에 다양한 편의 시설들의 접근성이 높다. 카르푸 아시안 코너에서 쌀이나 아시아 재료들을 쉽게 구할 수 있고(실은 꼭 아시안 식재료 아니어도 한국쌀에 가까운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이 있다!) 라면 코너에서는 김치 라면과 육개장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세 번째, 지루할 틈이 없다. 대도시이면서 외국인들도 많이 유입된 도시이다 보니 즐길 거리도 많고 비스와 강이 있어서 강변에서 놀기도 좋다. 그래서 혹여 외롭거나 지루할까 걱정하는 사람이라면 추천한다.
그렇다면 크라쿠프의 단점을 뭘까? 그건 바로.. 한국 마트가 없다는 거다. 아시아 마트가 있기는 하지만 거리가 꽤 있고 주로 동남아시아 식재료와 일본 식재료 위주이다. 하지만 한국 마트가 없어도 다 먹고 살 방법이 있다. 바로, 인터넷 쇼핑(https://czylichili.pl/)이다. 이곳뿐만 아니라 검색만 하면 온라인을 통해 한국 식재료를 구할 수가 있기 때문에 충분히 한식을 해먹을 수 있다. 참고로 새해에 떡국도 끓여 먹었으니 걱정 NO NO. 그리고 또 다른 단점이라 하면은 포즈난에 비해 물가가 더 비싸다. 특히 외식물가가 확실히 비싸서 만약 요리를 해먹기보다는 주로 사 먹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이 또한 뭘 사 먹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주머니 사정이 궁핍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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